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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23. 16:57 Column/김현수, CFRE

모금 하는 대학, 모금 하는 총장

국내 대학에서 모금 잘하는 총장이라는 타이틀은 1990년대 연세대학교 송자 총장이 15백억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하면서 처음 얻었다. 이후, 2000년대 중반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재임기간 동안 3천억원 이상 모금하였고, 서울대 이장무 총장,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도 유례 없는 성과를 거두었다. 총장선거철에는 발전기금 모금이 후보들의 단골 공약이다. 모금이 총장의 중요한 역할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대학 모금에서 바람직한 총장의 역할이 무엇일까?

 

첫째, 학교의 비전과 실행계획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이는 모금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총장의 역할이다. 동문과 학부모는 총장의 모금액 실적을 만드는데 들러리 서고자 기부하지는 않는다. 학교가 현실을 뛰어넘어 확실하게 발전하겠다는 도전적인 비전이 있고, 이를 뒷받침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며 이대로 실행한다면 비전이 실현될 있다는 믿음이 적극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비전과 계획이야말로 기부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다.

 

둘째, 모금부서와 시스템 확립에 투자해야 한다. 모금은 선투자가 필요한 분야이다. 인력과 예산 선투자를 통해 모금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아직 모금 조직과 시스템 기반이 없는 대학이라면 모금액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는데 투자해야 한다. 당장 열매가 풍성하게 나오지는 않더라도, 밭에서 나오는 열매는 실하고, 오래 것이다.

 

모금 성과가 있는 대학이라면 모금시스템이 계속 진화해서 모금활동과 성과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 해야 한다. 모금시스템 확립에 걸림돌 하나는 대학의 부서순환제도이다. 다행이 최근에는 모금 분야 특성상 전문직군으로 뽑거나 모금부서에서 오래 일한 직원을 계속 근무하도록 하는 대학도 생기고 있다. 모금부서 강화에 한가지 덧붙인다면 학교내부의 자원과 정보를 활용할 있도록 중요성에 대해 대내적으로도 강조해야 한다.

 

셋째, 잠재기부자와의 관계 개발과 기부요청에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하바드, 스탠포드, MIT 모금액 세계 10위권 안에 있는 대학의 모금조직을 방문해 보니, 총장과 모금부서는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었다. MIT 경우 총장 일정 120일은 모금부서에서 정한다고 한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의 경우도 학장의 일정 120회는 모금부서에서 정할 있다.

 

단순히 일정만 잡는 것이 아니다. 모금 디렉터는 총장이 만나야 하는 잠재기부자를 선별하여 이들에 대한 정보를 주고,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대화포인트까지 총장에게 알려준다. 총장이 다른 목적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도 지역에서 만나야 하는 기부자와 동문, 잠재기부자들을 만나도록 일정을 잡는다. 총장 일정의 우선순위는 모금과 연관된 활동이라고 한다.

 

모금실무자들이 한탄하는 말이 있다. “우리 대학은 총장님이 움직이지 않으셔서…” “총장님이 회장님들하고 술도 마시고, 끌어오셔야 하는데…” 총장이 발로 뛰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이는 모금부서의 역할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총장이 혼자 뛰어서 모금액을 끌어(!)온다는 것도 아무나 못하는 성과이지만 대학의 모금 시스템 발전에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모금부서와 총장의 긴밀한 협력 없이 모금활동을 한다는 것은, 감독 없이 영화를 찍는 것과 같다.

국내대학 총장들이 부산하다. 모금전담 부총장을 임명하는 대학도 있고, 모금부서 디렉터를 스카웃하고 경력 있는 필드 펀드래이저를 모시겠다는 공고도 보인다. 비전제시, 선투자, 모금부서와 함께 직접 활동하는 3가지를 하고 있는 대학이 10 대학 모금 판도를 결정할 것이다.



김현수
happygiftplann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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